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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마이크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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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음악을 하다 보면 뭔가를 녹음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작/편곡에서 그대로 음반 발매까지 한 번에 이루어지는 주류 뮤지션의 경우라면 당연히 곧바로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할 수가 있겠지만, 내가 타인의 곡을 쓴다든가, 데모를 만들어 내야 하는 입장이라면. 우리들은 본인이 직접 녹음해야 하는 벽 앞에 서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잘 아는 사람들에게 물어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커뮤니티의 질문 게시판에는 매주마다 몇번씩이나 '혹시 다이나믹 마이크가 좋아요, 컨덴서 마이크가 좋아요?'라는 질문들이 올라오는 걸 우리는 목격하게 됩니다.

여담으로, 자주 올라오는 질문 중에 슈어의 SM58을 써도 되는지 아닌지를 궁금해 하는 글들이 있습니다. 그 글엔 항상, 상당히 좋은 마이크다,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하다.. 라는 답글들이 올라옵니다.


그냥 여기서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전인권씨나 임재범씨 아니면 쓰지 마세요. 아, 비요크랑 보노 역시 써도 됩니다, 하지만.

본인이나 본인의 가이드 보컬에게서 전인권, 임재범, 비요크, 보노 정도의 성량과, 톤. 그리고 우러러 볼 수 밖에 없을 정도의 놀라운 영혼과 무한한 짐승스러움을 발견할 수 없다면.


여기서 제가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SM58에서 대단함, 아름다움, 디테일은 기대하지 않는게 정신 건강상 좋습니다. 기대했다가는 노래를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내 기타가 싱글코일인데, 폭포 밑에서 도를 쌓아 손가락으로 험버커 소리를 내겠다!' 정도의 정신력이면 조금은 가능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존재는 이제 보노)


그렇다면 컨덴서 마이크를 사야 할까요? 네, 컨덴서 마이크를 사는게 더 좋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도 옵션이 있습니다.

정확히 '라지 다이어프램 컨덴서 마이크'를 사는 겁니다.
라지 다이어프램 이란, 마이크 안에 소리를 받아들이는 울림판이 큰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부터는 라지 다이어프램 콘덴서 마이크로폰을 LDC라고 칭하겠습니다*

LDC도 두가지가 있습니다. FET등의 트랜지스터를 사용한 제품과 진공관을 사용한 제품. 시간/금전적 여유가 있고, 컨덴서 마이크에 경험도 쌓인다면 진공관 마이크 역시 좋은 선택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바로 여기까지가 우리가 첫번째로 사용할 마이크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 리뷰의 서론이라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처음으로 LDC를 샀다. 녹음 실력도 좀 생겼고, 마이크도 참 맘에 드는데, 이번엔 좀 다른 스타일의 마이크도 하나 있으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때 대부분은 저렴한 다이나믹 마이크나, 다른 스타일의 LDC를 사게 됩니다.

이게 함정입니다. 내가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여러 종류의 보컬리스트(예를 들어, 파워풀한 락보컬과, 트로트, 팝발라드, 포크, 가늘고 높은 톤의 여성 싱어, 심지어 나레이션까지)를 커버해야 한다면 당연히 여러 종류의 LDC를 준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내가 바로 보컬리스트이거나 나의 보컬리스트(또는 가이드 보컬리스트)가 정해져 있다면, 여러 종류의 LDC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저의 두번째 마이크 추천은 스몰 다이어프램 콘덴서 마이크입니다.

*여기서 부터는 스몰 다이어프램 콘덴서 마이크로폰을 SDC라고 칭하겠습니다*

SDC란 당연히 다이어프램이 작은 사이즈의 마이크를 칭하는 것입니다. 울림판이 작은 것이죠. 그렇다면 우리들은 왜 작은 사이즈의 다이어프램이 필요한 것일까? 라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간단한 이해을 위해 각각의 장단점을 간단히 서술해보겠습니다.


LDC의 장단점 - 아주 낮은 저음까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어 저음까지의 레인지가 넓은 편이다. 중음/저음역대의 펀치가 좋고 부드러운 편이다. 크기가 커서 부담되고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릴로 다이어프램 전체가 싸여있어, 음원의 방향을 정확하게 맞추기가 비교적 어렵다. 비교적 가격이 비싸다.

SDC의 장단점 - 중음/고음의 반응이 빠르다. 애초부터 불필요한 저역의 커트가 자연스럽게 되서 들어온다. 중음/고음역대의 펀치가 좋고 다이내믹하다. 크기가 작아서 관리가 편하다. 대부분 펜슬 모양으로 되어 있어 음원의 방향을 정확하게 맞추기가 손쉽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다.


이 정도입니다. 저라면 LDC는 드럼의 킥, 베이스 앰프, 남자 보컬에 많이 쓰고, SDC는 스네어, 하이햇, 오버헤드, 기타 앰프와 어쿠스틱기타, 여성 보컬에 많이 쓸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사용 중)

그런데 SDC가 저역이 부족하다고 해도 사실 드럼 킥의 저역 정도를 받을 수 없을 뿐이지, 다른 대부분의 악기들은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정도의 저음이 들어옵니다. 심지어 우리가 잘 알고 좋아하는 가수 Sting의 경우엔, 언제나 DPA의 SDC를 사용해서 보컬을 녹음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히려 너무 저역이 많은 남자가수나, 중고역의 엣지가 모자란 가수의 경우엔 SDC가 더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특히 어쿠스틱 기타의 녹음에 있어선 SDC가 발군의 결과물을 만들어 냅니다. 외국의 음반에서 듣는 어쿠스틱 기타의 소리가 왜 국내에선 안나올까? 라고 의문을 품는 분들은 꼭 SDC를 사용해 보시길 바랍니다. 놀랄 만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중역/고역의 빠른 반응, 매끈한 저역의 커트, 음원의 방향을 잘 맞춰 녹음된 톤 등등.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악기로 치자면 LDC는 베이스 기타로, 그리고 SDC는 기타로 생각하면 좋을 듯 합니다. 다 같이 섞여서 좋은 하모니를 내줘야 좋은 음악이 만들어지겠죠.


마지막으로 SDC를 사용, 간단하게 녹음된 어쿠스틱기타의 소리를 올리겠습니다. 미약하게 나마 참고가 된다면 좋겠네요. 그럼 이걸로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마이크는 Sontronics의 STC-1을 사용. 이 자리를 빌어 리뷰를 위해 데모를 허락해주신 기어라운지에 감사드리며, 결국 미친 듯한 가격대비 성능에 놀라 저 역시 스테레오 페어로 구입을 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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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철님의 댓글

잘 보고... 잘 들었습니다.

6월 중순에 잠시 미국에 다녀오는데... 기념으로 마이크나 하나 살까??? 고민 중입니다.

어차피... 초기불량이 아니라면 AS와 상관없고... 국내와 가격차가 많고 해서요~ ㅎㅎ

AB님의 댓글의 댓글

그러시군요. 저는 그냥 맘편하게 여기서 삽니다. 물론 저도 외국에 갈 일이 있다면 뭔가 사겠지만, 요즘엔 갈 일이 없어서요~

오롤로님의 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AB님의 글과 관련하여 도움이 될 것 같은 자료가 있어 링크 남깁니다.

http://www.dpamicrophones.com/en/Mic-University/Technology-Guide/Large%20Diaphragm.aspx

막귀님의 댓글

스몰다이어그램 콘덴서 마이크와 라지다이어그램 콘덴서 마이크의 차이에대해서 좀더 명확하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

샘플음원 음질역시 상당히 좋은데요 혹시 어떤 사운드인터페이스를 거친 소리인지 알수 있을까요?

파란물결님의 댓글

만약 저라면

비슷한 가격대의 스몰 다이어프렘 컨덴서 마이크인 Rode NT5 를 선택할 것 입니다.

두개 다 데모해 보았지만 월등히 Rode NT5 가 좋았습니다.

(STC-1은 하이가 상당히 과장되어 있으면서 매마른 느낌이었습니다.)

AB님의 댓글의 댓글

아... 저는 NT5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Rode의 다른 마이크들은 들어보고 했는데, 톤 캐릭터가 아주 나빴던 기억들이 있습니다(내부의 부품들도 너무 저렴했음). 결국 개인적으로 상당히 기피하는 회사가 되어버렸습니다.

telefunk님의 댓글

음..사운드 샘플을 들어봤는데

저음부에서 계속 찌그러짐이 들리네요(저만 그렇게 느껴지는건지..)
집음단계에서 생긴것인지,음원의 리미팅 과정에서 생긴것인지,기타 자체의 문제(내부 상판의 brace탈락으로 인한)
 인지는 모르겠는데 그 문제로 인해 전체적으로 탁하게 들리는거 같습니다..

AB님의 댓글의 댓글

telefunk님 답글 읽고 저도 세심하게 다시 들어봤는데

저는 저음부의 찌그러짐이 들리지 않습니다. (아마 telefunk님만 그러신 듯..)

집음단계 문제없고, 음원의 리미팅도, 기타 자체의 문제도 없습니다(구입한지 얼마 안된 고가의 테일러 기타를 세션분께서 가져오셨습니다). 참고로 녹음된 음원엔 아무것도 안걸고 마스터의 레벨링만 올렸습니다.

혹시 mp3의 파일을 사운드 클라우드에 올려서 그런 것도 있는걸까. 라는 생각도 잠시 했습니다만.. 다시 한번 세심하게 파일을 들어본 결과, 탁하게 들리는 부분이 전혀 없는 것 같은데요..

TomThumb님의 댓글의 댓글

두번째곡에서 저음현 f#칠때 기타와 닿아있는(혹은 기타자체에서) 뭔가가 같이 진동하는 음이 들리네요.
그래서 telefunk님께서 그렇게 느끼신듯합니다.
옷의 단추가 뒷판에 닿은 소리같기도하고 스트랩락이나 헤드머신 진동하는 소리같기도 하고..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telefunk님의 댓글의 댓글

혹시나 해서 헤드폰으로도 들어봤는데 동일하게 들립니다..
 첫번째 음원은 덜한데
 두번째 음원에서는 좀 확연하게 드러납니다..(세번째 음원에서도 어느정도는 나타나구요..)
 

 5,6번줄에서 음이 연주될때 거의 대부분 명료하지 않은 울림이 들립니다
 '부르르' 떨린다고 할까요
 흔히 상판 내부의 살이 습기관리 문제로 떨어졌을때 나는 소리인데요
 이것은 고가의 기타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음 자체의 서스테인과 순도를 떨어트리고 저음부 연주시 잡음이 섞인듯한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우스갯 소리로 이 살 하나 떨어질때마다 기타의 소리가 20만원어치씩 떨어진다고 하더군요 ㅎ)

 아무튼 음원만으로 정확한 문제를 제가 단정지을 수는 없으나
 그 부분이 자꾸 소리 전체를 듣는데 방해가 되어서 본의 아니게 주제와 관련 없는 글을 달고 말았네요..

AB님의 댓글

참고로 제가 이 리뷰를 위해서 녹음해 본 결과,

상당히 밝고 저음도 풍부한 타일러 기타 자체의 사운드를 훌륭하게, 잘 받아준 마이크였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gypsy님의 댓글

녹음할 때 기타친 사람입니다.
TomThumb 님 말씀데로 저음부에서 뭔가 닿았는지 아니면 핑거링이 정확하지 않아서인지 울림이 있긴 하네요 하지만 스트록이나 다른 핑거링에서는 그렇지 않은 걸로 봐서 두번째 곡에서 뭔가 연주상 실수가 있었던것 같구요 telefunk님 말씀 처럼 브레싱이 떨어지거나 그런 문제는 전혀 아닙니다. 더더욱이 저음부 찌그러짐은 제 모니터에서도 발견할 수가 없네요...

gypsy님의 댓글

저도 AB님과 함께 녹음해보고 스몰다이어프램의 위력과 색깔에 깜짝 놀라 바로 다음날 스테레오 페어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파란물결님 답글처럼 STC가 하이쪽이 조금 과장된 느낌이 없진 않습니다. NT-5 는 안들어봐서 모르겠지만 NT-2의 느낌을 개인적으로 좋아하기 때문에 NT-5 도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래서 저는 하이가 과장된 느낌을 조금 두꺼운 느낌이나 로우가 잘나오는 케이블로 보완하고 스몰다이어프램과 라지다이어프램을 섞어서 쓰고 있습니다.
 라지다이어프램으로 통울림을 주로 받고 스몰다이어프램으로는 프렛이동하는 느낌과 스트록 특유의 어택감을 캐치해서 녹음하기도 하구요 아예 라지다이어프램을 기본으로 세팅하고 스몰다이어프램으로 엠비언스를 잡기도 합니다. 그 반대로도 쓰기도 하구요.
 무엇이 정답이다라기 보다는 귀가 이끄는데로 곡의 분위기와 자신의 의도에 최대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낼 때까지 다양하게 실험해보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원래 이런 녹음의 노하우같은거 잘 공개 안하는게 일반적입니다. 자신의 무기이니까요. 하지만 AB님처럼 특히 네임밸류와 자신의 위치가 확고한 분들이 이런 사이트에서 공개하는 노하우에 대해서는 뭐가 잘못됐는지 팔짱을 끼고 보기보다는 그분들의 노하우를 직접 실천해보고 연구해본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나오는 새로운 결과나 혹은 실패원인들에 대해서 나누는 포럼이 되면 더 좋겠습니다.

두부김치님의 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질문이 있는데여..

3번 마이크는 페어로 좌우로 녹음 하신거 같은데.. 1,2 번 핑거링은  stc -1 한개의 마이크로 만 받으신건지요? 아니면 페어를 모노를 받으신건지 궁금합니다.  1,2 번 은 분명 모노 인데도 스테레오 같은 공간감이 살아있네여~ 
대단한 내공이십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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