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러피안재즈트리오 라이브 음반 녹음 - LP > 오디오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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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러피안재즈트리오 라이브 음반 녹음 - 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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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를 녹음하는 것은 정말 즐겁습니다.


스튜디오에서 정교한 마이크 세팅과 함께 하는 작업도 역시 즐거운 것이지만. 


공연장에서의 그 순간의 연주를 실수없이 잘 녹음기에 담는 것이 저의 성향과 좀더 잘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연주역시 스튜디오에서의 녹음과. 라이브에서의 연주는 많이 다릅니다.


작년에 함께한 유러피안재즈트리오의 "서촌" 그리고 오디오가이 스튜디오 라이브 실황 LP 에서의 연주의 방향성과 느낌은 분명히 차이가 있지요.



특히 마이크의 세팅경우도 사진과 같은 공간에서 녹음을 하였기 때문에 각 악기 마이크들에 서로의 간섭음이 들어가게 됩니다.


레코딩 엔지니어에 따라서 간섭음이 최대한 없게 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오디오가이 녹음에서는 투명도와 선명도는 유지하면서 서로의 마이크들에 자연스러운 간섭음이 들어오면서 이를 통해서 공간감이 생기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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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 녹음사진


DPA 3521 ORTF 마이크가 아주아주 드럼에 가깝게. 그래서 전체 드럼사운드를 포착하고


킥드럼에만 살짝 보조마이크를 더하였습니다.


보통 드럼 오버헤드(심벌용) 그리고 스네어와 탐탐등에 모두 마이크를 설치해서 믹싱때 조정을 하지만 


드럼의 경우 이렇게 원포인트 레코딩으로 하면 마이크와 심벌의 거리. 그리고 마이크와 스네어의 거리. 마이크와 탐탐의 거리에 따른 자연스러운 입체감을 귀로 듣는 것이 즐겁습니다.


마이크와 드럼의 거리는 보통 이보다는 훨씬 더 높은 편입니다만 이번 녹음에서는 아주아주 가깝게 설치하였습니다.


드러머가 아주 작게 살살 연주하는 느낌을 그대로 담고 싶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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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라 베이스는 아무래도 음량이 작기 때문에 드럼의 심벌소리가 적게 들어가도록 사진과 같은 차음판(아트노비온제작)을 사용 


베이스는 DPA 4018 초지향성 마이크를 사용하였습니다.



베이스 사진으로 좌측으로 피아노 마이킹 모습이 보이는데요.


DPA 도 숍스와 마찬가지로 참 재미있는 악세사리들이 많은데 자석아답터 마이크 홀더가 있어서 사진처럼 간단하게 마이크를 피아노 안쪽으로 설치 할 수 있습니다. - 마이크는 DPA 4011 두대 사용


그러고 보니 모두 DPA 의 마이크들을 사용해서만 녹음을 하였네요^^ (그만큼 제가 좋아하는 마이크 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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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러피안 재즈트리오의 피아니스트 마크반룬. 


참 아름다운 소리로 연주를 해서 함께 녹음할때 즐겁고 좋았습니다.


사진 가장 우측 가운데에 피아노 고역쪽을 향하고 있는 마이크가 보입니다.


일상적인 오디오가이의 녹음에 비해서는 마이크의 거리가 가깝지만 오디오가이 스튜디오 자체가 아주 울림이 많고 길기 때문에 이렇게 가 악기들에 마이크를 근접해서 설치를 해도 서로의 간섭음이 "풍성하게" 들어갑니다.



이 음반은 CD와 음원으로는 출시하지 않고 200장 한정반 LP로만 출시하였습니다.


음반 첫곡의 Dancing Queen  MP3 다운로드 링크


http://www.mediafire.com/file/1cav7iicjos8jmc/Dancing_Queen.mp3



라이브 특유의 박수소리와 함께 시작하는 Misty 


http://www.mediafire.com/file/xm4oog674oazn1n/Misty.mp3


음반은 용산 올리버뮤직에서만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olivermusic.kr/

누구게님의 댓글

누구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굉장히 개성적인 녹음일까요? 음악 자체의 내용에 비추어 보아 음상이 너무 크고 가깝다는 게 첫 인상입니다. 이게 꼭 어울리지 않는다고 할 수 만은 없겠지만 세 악기의 음상이 각각 스테이지 전부를 채우고 있으면서 겹친다는 것이 좀 놀랍게 느껴집니다. 겹치면서 거리의 차이가 느껴지는 것도 아니고, 말씀하신 대로 가깝게 마이킹 된 채로 거의 같은 거리에 겹쳐 있습니다.

우리가 늘 재즈 녹음들을, 특히 라이브 녹음들은 비교적 거리감이 있는 녹음들로 들어 온 데 익숙해서일까요?

저도 녹음은, 특히 스튜디오 녹음은 연주회의 재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입장이지만, 물리적 세계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인지적 일반성으로 보아 음상 문제는 피할 수 없는 숙제로 지속되리라 생각합니다.

또다른 관점은, 전의 Für Alina에서와 같은 부분인데요, 피아노 소리의 발생 과정 전체를 어떤 균형으로 포착하느냐의 문제에 대한 것입니다. 녹음이 연주회의 재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던 대로, 피아노란 악기는 애초에 이렇게 설계된 것이니 꼭 그런 거리에서 들리는 소리가 되도록 해야 한다와 같은 주장은 전혀 아닙니다.

전에 대략 아마도 80년대 녹음이 아닐까 생각되는 필립스의 브렌델 녹음을 듣고 여러가지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브렌델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게 아마도 10년은 넘은 거 같은데, 피아노 소리에 대해서 한참 생각을 많이 할 때였을 겁니다. 이런 녹음, 저런 녹음을 들을 때 마다 요건 어떻게 했을까 그런 생각을 늘 하고 살았는데, 귀가 번쩍 뜨이는, 요즘 말로 "신박한" 소리더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그 음반의 피아노 소리는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극히 가까운 소리도 전달이 되고 먼 잔향도 풍부하더라는 겁니다. 거 참 신통하다, 아마도 마이크를 여러 거리에 다양하게 설치하고 교묘하게 섞은 게 아닐까 했는데, 아마도 그럴 겁니다. 가까운 질감도 매력이 있고, 먼 잔향도 은은하고, 이 모든 좋은 걸 다 합치면 표현이 폭발하는 그런 연주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실제에 옮긴 것처럼 들리더라는 겁니다. 나름 자연스럽게 합쳐져서 음악의 전달로 이어진다고 볼 수도 있는 수준이었지만, 그렇다면 왜 이 연주가 간신히 들릴까 말까 전달되는 에드빈 피셔의 20세기 전반 녹음이 주는 감동이 없을까, 오히려 그만큼도 명확하다(선명하다는 뜻이 아님)는 인상을 주지 못 할까 그런 생각이 바로 다음에 들었습니다. 그런 20세기 전반기 녹음들이 일종의 "로우파이" 효과로서 노스탈직하기 때문에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생각해 보니 에드빈 피셔는 브렌델의 스승이네요. 저에게 에드빈 피셔는 정말 좋아하는 연주자인데 비해 브렌델은 그렇지가 않네요.)

http://www.youtube.com/watch?v=iSOUi-23uwg

크레딧에 피아노에 대해서는 나와 있지 않은데 유튜브 영상들로 봐서 피아노는 함부르크 스타인웨이인 것 같습니다. 소리도 그런 것 같고요.

http://www.youtube.com/watch?v=s1w_yELpgNs

에드빈 피셔의 연주입니다. 다음의 머레이 페라이어 녹음과 좋은 비교가 됩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3y26NwL3pf4

머레이 페라이어의 90년대 녹음은 잔향이 조금 많은 것 같기는 하지만 사실 연주나 녹음이나 꽤 훌륭한 편에 속합니다. 현대적인 녹음 중에 이보다 훨씬 못한 녹음이 수두룩합니다. 하지만 도저히 재림할 것 같지 않은 에드빈 피셔 연주 자체의 현혹을 극복하더라도 그 열악한 녹음 상태에서 음악이 왜 그렇게도 잘 전달되는 지는 정말 되새겨 봐야 할 지점이 아닐까 합니다.

다른 예는 리히터의 마지막 시기 녹음들인데, 이 녹음들은 제가 주워듣기로는, 리히터가 말년에 피아노 싣고 러시아 시골 마을 찾아다니며 교회당들에서 연주했던 것을 라이브로 녹음한 거라고 합니다. (찾아 보면 정보가 있겠지만, 제가 게을러서...) 이 녹음들은 리히터 자신도 대단히 만족스러워했다고 합니다. 저도 이 90년대 녹음들이 연주도 감동적이지만 녹음 자체도 대단히 음악적이라고 느끼는데, 마이크는 비교적 가까운 편으로 들립니다. 하지만 방금 제기한 피아노의 소리 발생 과정을 어떤 균형으로 담을 것인가에서 영자님의 Für Alina와는 다른 선택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vvr64PRMiW0

좀 더 찾아 봤는데요, 정황으로 봐서 피아노는 야마하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골 마을들 찾아다니며 연주했단 건 사실인데, 그 때 끌고다녔던 피아노가 야마하였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위 녹음(Out of Later Years)은 독일에서의 연주실황인데 그 때 피아노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정보는 못 찾았습니다. 70년대 그라모폰 녹음 중에는 뵈젠도르퍼로 녹음된 것들이 있습니다. 리히터가 호로비츠처럼 자기 피아노를 공수해서 연주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스타인웨이를 그리 탐탁해하지 않았던 것 같기는 하네요.

Für Alina도 그렇고 이 라이브 녹음도 그렇고, 영자님은 피아노 소리의 발생과정 전체에 큰 매력을 느끼고 그 질감을 충실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 게 아닌가 합니다. 좋은 동기죠. 그런데 그러다 보니 어택의 정점은 너무 튀어나오지 않는 데 비해 어택 과정은 풍부하고, 또 디케이 과정은 잔향과 함께 유려하게 펼쳐지면서 결과적으로는 음색이 평면적이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 잘 들리는" 게 오히려 불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Für Alina에서 보면 단지 어택에서 디케이까지 전체에서만이 아니라 디케이 과정 자체에서도 잔향이 놀랍게도 거의 감쇄되지 않고 지속되는 경향을 들을 수 있는데, 이것이 "시간성"이라는 중요한 소리의 팩터를 약화시켜서 평면적인 인상을 주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즉, 뭔가 생성과 소멸의 과정이라고 할 만한 것이, 오고, 또 가면서 음악이 앞으로 전진해 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질감들이 겹쳐진 채 고여서 위계적 질서를 전달하는 데 불리한 조건으로 귀착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교할 수 있는 다른 녹음을 찾아 봤습니다. (이 글 쓴 후에 찾아 본 것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HCNRioytyAI

솔직히 말씀드리면 연주의 차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연주하신 분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그냥 느낌을 말씀드리자면 (역시 다른 녹음 비교해 보고 하는 이야기는 아니고 그냥 이유화 피아니스트의 녹음만 들었을 때 느낀 점) 어택이 너무 조심스럽다는 (결국 느리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경향은 각 음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연주 전반에서도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조심스러움... 이 조심스러움은 그 자체가 연주의 개성일 수도 있으나, 결과적으로 상당히 미니멀한 이 곡이 공간을 채우기 위해 필요한 소리와 정적의 대조를 무디게 합니다. 그리고 녹음 측면에서도 그 정적의 공간이 사라지지 않는 잔향으로 채워지면서 그 무딤이 강조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해 링크한 녹음에서는 각 패시지들의 잔향이 끊어질 듯 한 순간 다음 음이 나오고 전 패시지를 과거로 보내면서 전진합니다. 잔향 속에서 안전하게 다음 패시지로 연결되는 이유화 피아니스트의 녹음과는 다른 긴장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의 울림과 잔향이 스러지는 마지막 단계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또다른 차이가 됩니다. 소리가 스러지는 과정이 단지 음량이 줄어드는 것만이 아닙니다. 현의 직접적인 울림의 감쇄와, 음역에 따라 다르게 감쇄하는 잔향의 비균질성이 정적을 향하는 새로운 음향 공간을 빚어내네요. 방금 찾아 본 녹음 크레딧인데요...

Microphones: NT5, SE 2200,16 track multichannel ADAT
Produced by: Van Veen Productions for Brilliant Classics All works published by © Universal Edition, Vienna
Executive Producer: Jeroen van Veen Engineered & Mastered by: Pianomania
Software: Pro Tools, & Samplitude

피아노 종류는 모르겠는데... 마이크가... 이건 뭐지... 미... 민주화...? Samplitude는 또... 왜 나올까요... 희한하네요...

어쨌든 지금 이 재즈 녹음에서도 피아노가 각 프레이즈 안의 원근감이 거의 없이 대부분 올라붙어 있다는 인상입니다. 이 연주가 아주아주 특별하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 일반적으로 이런 곡들의 연주는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그런 게 좀 있지 않나요?

http://www.youtube.com/watch?v=L9nmB_m-GvY

이분들의 다른 공연 녹화를 찾아 봤습니다. 아마도 이런 녹음이 일반적일 것입니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 서울 녹음에서는 드럼의 심벌이 확실히 섬세하게 잘 들리긴 합니다. 그런데 균형이 안 맞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ORTF가 의미가 있을 지는 모르겠습니다. ORTF가 약간 떨어진 거리에서 원 포인트로 안정된 스테레오 음상을 얻는 데는 좋은 방식일 수 있겠지만 드럼 오버헤드로, 그것도 너무 가까이 갔을 때는 지향성 마이크 특성 때문에 타겟 영역이 국한될 위험이 있고 각도가 크기 때문에 축에서 벗어난 음원의 질감이 달라질 위험이 큰데, 실제 좀 그렇게 들리는 것 같습니다. 스네어 관련 소리가 심벌에 비해 잘 들리지 않을 뿐 아니라 지향성 마이크 축과 각도가 너무 커져서 스네어를 직접 치는 소리 조차 심벌 소리의 가까운 거리감과는 이질적이고 어택이 뭉뚝해져서 비트가 죽어 버렸습니다. 물론 이 연주를 일부러 심벌을 강조해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이지는 않은 접근처럼 들립니다. 그리고 역시 가까운 ORTF 세팅 때문에 그렇겠지만, 드럼 음상이라기보다는 각 요소의 소리가 맨 왼쪽에서 오른쪽 끝까지 펼쳐져 있는 것이 저에게는 생소하게 들리네요. 베이스에 DPA 4018도 질감을 잡아내기에는 좀 모험적인 선택이 아니었나 합니다. 질감이나 비트감 모두 약해져서 베이스의 존재감이 미약하다는 느낌입니다. 이건 음량이 지금보다 커진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어쿠스틱 녹음은 아무래도 이런저런 플럭인질(?) 가지고 주무르는 것이 별로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많은 분들이 하시겠지만, 저도 녹음하는 시점의 마이킹이 대체로 90% 이상이라고 생각하는데, 영자님이 지금까지 정진해 오신 것처럼 더 넓은 가능성을 놓고 도전해 보시는 것도 기대하고 싶습니다. 물론 확고한 자기 가치판단을 직설적으로 시도해 오신 것 자체는 정말 훌륭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정석이니까, 남들이 이렇게 한다니까, 그런 식의 작업은 의미도 없고 발전도 없고 성취도 없겠죠. 제가 이렇게 정말정말 주제넘게 솔직한 이야기를 드리는 것을 혹시 언짢아 하시지 않을 거라고 믿고 싶구요, 이런 솔직한 이야기가 발전의 필수조건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근데 한국에서 그게 가능한 분야가 거의 없습니다. 제가 일해 온 영상 관련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학부 때 전공인 건축 분야도 그렇습니다. 이렇게 좋은 사이트를 십 년 이상 키워오신 것만으로도 영자님은 제가 존경하는 분 중의 한 분이고 부럽기도 합니다. 덕분에 귀동냥이지만 여러 좋은 말씀들을 들을 수 있었구요.

지난 번에 Für Alina를 듣고 쓸까말까 망서리다가 오늘 용기를 내어 소견을 올려 봤습니다...

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안녕하셔요 오랫만에 보는 정말 반가운 의견입니다.

요즘의 대부분의 세대들은 온라인에 글을 긹게쓰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여러가지 말씀주신 부분에 대해서 저 역시 앞으로 새로운 작업을 할때 그부분 더욱 더 염두해보고 진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http://audioguy.co.kr/board/bbs/board.php?bo_table=c_audioguy&wr_id=1202&sfl=wr_subject&stx=%ED%94%BC%EC%95%84%EB%85%B8&sop=and

시간이 되신다면 위 글 링크에 있는 두 피아노 솔로 녹음도 한번 들어봐주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말씀주신 피아노 어택의 정점에 관한 부분에서요.

여러모로 귀한 의견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생기고 두근거리기 까지 합니다.

저의 생각과 식견을 더욱 더 넓혀주신 것 이니까요!

누구게님의 댓글

누구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직설적으로 쓴 것을 좋게 받아들여 주셔서 너무너무 기쁩니다. ^^;;;

링크하신 것도 들어 봤습니다.

홀이 다르고 (아마도) 피아노도 다를 테니까 소리가 많이 다른 건 당연하겠죠. 두 번째 녹음이 잔향은 더 많고 잔향도 더 예쁘네요. 그런데 두 번째 녹음은 피아노 조율에 문제가 있네요. 거의 녹음으로 쓸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삑사리인데, 실황이다 보니 연주 중간에 교정할 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피아노가 연주 중에 조율이 흔들릴 정도면 피아노 상태가 의심이 되긴 합니다만, 소리 자체로 봐서는 그냥 그 음만 뭔가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 녹음은 첫 번째보다 균형이 더 안 맞게 들립니다. 베이스에 비해서 중고역이 과도하게 들리는데, 단지 밸런스 문제가 아니라 고음역이 너무 까지게(?) 들리네요. 베이스가 약한 것 뿐 아니라 질감도 부족한데, 이건 마이크 위치와도 관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위치가 장단점이 있는데, 그런데, 중고역 소리로 봐서는 마이크가 상당히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마이크 위치에 따라서 특정 대역이 음량은 큰데 질감은 부족할수도 있고 질감은 풍부한데 소리가 가늘거나, 이런 식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야말로 번데기 주름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죠...

제가 이렇게 수렁이 될 지도 모를 이야기를 감히 시작해 버렸으니 어디로 흘러갈 지 모르지만 가 봐야겠죠. 지금까지 몇 년 동안 영자님의 녹음을 많이 들어 본 건 아니지만 이것저것 들었을 때 느꼈던 것은, 특히 피아노를 놓고 이야기하자면, "좋은 피아노 소리"란 무엇인가에 대한 총체적 상이랄까 그런 것에 대한 영자님의 취향이 확실히 일반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는 것입니다. 이건 어느 정도는 "취향" 맞습니다. 여러가지 취향은 흔히 개성으로 볼 수도 있고 다채로운 가능성을 열어나가기 위해 바람직한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또 우리는 그 취향들을 도마에 올려 놓고 그 안에서의 보편성을 서로 가늠해 나가야만 합니다. 가치의 일원성은 철학적으로 절대적이라고 우길 필요까지도 없이, 적어도 상대적인 수준에서라도 당연히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실용적으로도 그 문제를 우리가 다루지 않고서는 한 발짝도 앞으로 갈수가 없을 것입니다.

어쨌든... 제가 느끼기에는 영자님이 녹음하신 피아노 소리는 그다지 "음악적"이지 않았습니다. ㅎ ㅎ... 좀 직설적인데, 그게 제가 줄곧 느꼈던 것입니다. 방금 언급했던 일반적인 균형의 문제 같은 것은 사실 좀 더 분명하고 일반적으로 문제점으로 지적될 만한 것들일 것입니다. 다루기 쉬운 문제입니다. 하지만 제가 지금 말씀 드리려는 핵심은 "피아노 소리" 자체입니다. 음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음색에 우열이 있다는 게 제 논지입니다. 더 음악적인 음색이 있고, 아닌 음색이 있고... 녹음을 한 결과까지로 보자면, 녹음하는 입장에서 관여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습니다. 관여할 수 없으면서 (물론 피아노를 고르거나 보이싱을 할 수 있다면 다르겠지만 특히 실황 같은 경우처럼 선택권이 없다면) 가장 큰 차이를 가져오는 것이 바로 피아노 자체입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가요? 피아노란 악기는 다른 악기보다도 더 민주적(?)인 데가 있어서, 연주자가 누구든 자기 소리를 냅니다. 초보자가 땡~ 쳐도 좋은 피아노에서는 좋은 소리가 나고 대가가 쳐도 허접한 피아노에서는 좋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물론 연주의 차이는, 특히 여러 음들이 조합될 때는 어마어마한 차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피아노 자체의 소리의 차이는 절대 어디 가지 않습니다.

피아노는, 심지어 야마하라고 할 지라도 악기 마다 소리가 너무너무 다릅니다. 우리가 흔히 듣는 녹음된 피아노 소리들이 비교적 피아노 브랜드의 색깔을 보여 주면서 대체로 준수한 것은 녹음이 소리를 어느 정도 "요약"했기도 하지만 녹음에 쓰는 피아노들이 좋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스튜디오가 아니라 연주장에 있는 피아노라도 그래도 연주용이기 때문에 (물론 너무 실망스러운 상태인 경우도 꽤 있지만) 어느 정도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대체 피아노의 소리를 그렇게도 다르게 만드는 핵심 요인은 무엇일까요?

제가 그걸 다 알 리가 있겠습니까... ㅎ ㅎ ㅎ ㅎ ㅎ ㅎ 근데 제가 야메(?)로 조율을 좀 배웠을 때도 그랬고, 제 아내 악기를 수리해 주신 선생님과 꽤 오래 소통을 하면서도 느꼈던 게 있는데요, 피아노 기술자분들이 보시는 피아노와 연주자가 보는 피아노는 생각보다 거리가 있더라는 겁니다. 제 아내가 학교 다닐 때 한참 같이 피아노를 보러 다녔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별로 다르지는 않지만 그 때도 가난한 학생 부부였기 때문에 가능성 있는 피아노는 정말 좁았습니다. 그 때 본 피아노 중에 1970년대 정도의 스타인웨이 B가 하나 있었습니다. 12000 불 불렀던 걸로 기억합니다. (제가 가격, 통계, 이런 걸 잘 기억한다는... ^^;;;) 지금 한국에서 신품 스타인웨이 B는 1억이 넘지요. 그리고 실제 국제 가격도 높습니다. 스타인웨이 B가 199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신품이 45000 불이었습니다. 근데 가격을 올렸습니다. 무진장... 거의 두 배가 될 때까지... 그랬더니 더 잘 팔리더라는... (전에 영자님께서 스타인웨이가 왜 비싼지 모르겠다고 하신 적 있는데, 원래는 지금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피아노가 부자들의 가구로 팔리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데 착안해서 스타인웨이사가 사업전략을 그렇게 세운 겁니다. 그래서 대부분이 가난한 음악가들은 더 곤란하게 됐습니다. 이야기가 샜는데... ^^;; 어쨌든 그 70년대 스타인웨이 B는 소리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음악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조율을 배웠던 선생님께 한 번 봐 달라고 했지요. 근데 그 선생님이 보시더니 사지 말라고... 물론 이유도 설명해 주셨는데, 타당한 이유들이었죠. 이러저러한 문제들이 있으니 그 정도 값어치가 없다는... 그런데 당시에 바로 그 "이러저러한 문제"들로부터 자유로운 신품 스타인웨이 B를 본 적이 있는데 같은 값에 준다고 해도 살 생각이 전혀 안 들 정도로 소리가 음악적이지 않았습니다. 상태가 완벽하면 뭐합니까... 소리가 음악적이지 않은데... 이 차이는 절대 선수들이나 아는 그런 차이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하구요, 정말 큰 차이가 납니다. 이건 우리들 다 눈 두 개, 코 하나, 입 하나, 귀 두 개 달렸지만 저는 오징어고 누구는 절세미남인 것과 같습니다. 똑같은 경향을 바이올린에서도 느꼈습니다. 제가 어려서 바이올린을 잠깐 배웠었는데 (한 삼 년?) 이모부에게 선물받은 제 악기는 소리가 아름다운 편입니다. (정말입니다. ㅎ ㅎ) 근데 이 악기 값어치가 소리가 깽깽거리는 형편없는 악기와 같더라는 겁니다. 대체 시장에서 악기의 가치는 뭘까요? 악기의 용도는 음악을 연주하는 거니까... 음악이 아름답게 들리는 악기가 가치가 있는 거 아닐까요? 그게 직업음악가인 제 아내와 직업음악가 남편인 저의 상식이었는데, 현실은 다르더라는 겁니다. 결국 그 스타인웨이 B는 안 샀는데, (실은 돈이 없어서...)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날 뿐 아니라 피아노란 악기에 대해 제 경험을 통해 얻은 중요한 레퍼런스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제 선생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선생님은 스타인웨이 기술자/조율사) 피아노 소리가 왜 다르냐고... 선생님 말씀은... 놀랍게도... 얼마 전에 영자님께서 쓰신 피아노에 대한 칼럼에서 하신 말씀과 조금은 비슷한 데가 있었습니다. 야마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서울에서 지금 가지고 있는 볼드윈을 수리해 주신 다른 선생님께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악기에 비밀은 없다"에 가까운 이야기인데, 메카니즘에 있어서의 동등성에 대한 이야기랄까요... 하지만 한 가지 이야기를 더 해 주시기는 했는데, 1990년대 이후 스타인웨이들이 그 전만 못 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이유가 있다는 건데요, 어쩌면 음색 그 자체를 만든다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를, 이른 바, "향판"의 재료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향판(Sound Board)을 만드는 재료는 아주 단단한 나무를 쓰는데, 어느 정도 표고 이상의 단풍나무인가? 어쨌든 그런 단단한 재질의 나무를... 그냥 쓰는 게 아니고 그 나무 군집에서 가운데 정도에서 자라서 빛을 잘 못 받아서 성장이 더뎠던 나무를 쓴다고... 근데 그 나무를 이제 다 써서 더 이상 없다는 슬픈 이야기... ㅜㅜ

기술자 선생님들은 물질적 기반과 소리의 관계에 대해서 "그래야만 한다"는 당위를 어느 정도 가지고 계신 듯 합니다. 저도 이게 궁극적으로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물질적 차이가 있으니 소리가 다르겠지요. 그런데 그 "차이"를 어느 정도의 스케일로, 어떤 틀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실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차이"가 무시될 수는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일부 과학자들 중에 크레모나의 명기들 연구한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리고 요즘 유튜브 찾아 보면 신품 명기들도 크레모나의 명기들 못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근데 그래도 크레모나의 일부 명기들은 여전히 명기는 명기라고... ㅎ ㅎ)

향판 만은 아니겠지만, 향판은 중요합니다. 전에 그 소리가 아름다웠던 스타인웨이 B를 사지 말란 이유도 향판이 갈라져서 이미 수리를 했으며, 향판 크라운 수명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이 제일 중요한 이유였습니다. (크라운은 영자님은 아시겠지만, 다른 분들을 위해 설명드리면 향판이 조금 솟아 있는 상태로 브리지를 지지하는 구조입니다. 이게 세월이 가면 점점 내려앉겠죠.)

http://www.lindebladpiano.com/learn/soundboards/ (맨 아래 쪽에 크라운에 대한 설명)
http://translate.google.com/translate?depth=1&hl=ko&ie=UTF8&prev=_t&rurl=translate.google.com&sl=en&sp=nmt4&tl=ko&u=https://www.lindebladpiano.com/learn/soundboards/ (구글 번역 링크)

근데 그런 결함에도 불구하고 소리는 아름다웠던 것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지금 가지고 있는 볼드윈은 (스타인웨이 B에 해당되는 크기) 20세기 초반 제조인데 리빌드라고도 할 수 없으니 소리가 거의 향냄새 나야 할 판인데 여전히 베토벤스러운 소리가 납니다. 이 베토벤스러운(?) 소리는 어떤 야마하에서도 나지 않습니다. (리히터의 야마하는 다를 지도...) 적어도 제가 몇 년 전에 극장 피아노를 사려고 야마하 C7 열댓 개를 봤던 중에는 비슷한 것도 없었습니다. (신품 C7 포함해서. 구형 C7, 신형 C7 모두. 야마하 피아노들이 비교적 근래에 세대가 바뀌었습니다...)

영자님께서도 "피아노 소리" 자체에 가장 큰 관심을 가져 오셨고, 오늘 댓글에 쓰신 핵심도 그것이고, 저도 지금 어떻게든 다루어 보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 바로 "음악적인" 피아노 소리란 무엇일까에 대한 것입니다.

제가 위에 썼던 글 중에 있는 유튜브 링크 중에서 확실히 음악적인 소리라고 느껴지는 악기들이 많습니다. 사실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어느 정도는 음악의 시대적 특수성과 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보편적으로 "더" 음악적이라고 할 수 있는 미덕이 있는 것입니다. 이 "보편적 미덕"은 악기의 미덕일 뿐 아니라 녹음된 소리의 미덕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녹음에서도 그 미덕을 강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최선의 포착을 할 수 있을까...

너무 어렵네요. 이걸 말로 설명할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어택과 디케이의 미덕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너무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심지가 있는 소리랄까... 이것은 소리 만이 아니라 삼라만상과 관련된 "정보"의 일반적 미덕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적당한 대조와 조화... 너무 뾰족하거나, 너무 철퍼덕이거나, 너무 둔탁하거나, 너무 미약하거나, 그렇지 않은, 탄력있고 힘이 있고 어느 정도의 두터움을 가지고 있지만 잘 빠진 소리? 디케이에서도 그렇습니다. 소리가 오래 가는 건 좋습니다. 그런데 오래 가는 것에도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땡~ 한 다음에 소리가 거의 안 줄다가 오래 가다가 마지막에 확 없어진다든지, 아님 땡~ 하고는 점점 작아지는 듯 한데 그게 끊기지 않고 계속 가면서 어느 순간 들리는 것과 들리지 않는 사이의 정적 속으로 잦아든다든지... 뭐, 그것도 맥락에 따라 유불리가 있긴 하겠지만, 대체로 "잘 빠진"게 어떤 것라는 데는 정보의 일반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확율에서 정상분포라는 것이 존재하듯이요.

하지만 음색이 음악적이라는 이야기는 여전히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네요. 제가 한 번 언급한, 볼드윈의 "베토벤스러운 소리"란 게 설명이 가능하기는 한 걸까... 말로 못 해도 들어 보면 고개를 끄덕일 만이라도 한건가...

우리는 말을 계속 해야만 합니다. 전에 제가 쓴 대로, 연주홀들에 스타인웨이에 비해 뵈젠도르퍼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가 피아노 트리오의 수가 피아노 반주의 바이올린 소나타나 첼로 소나타보다 적은 이유와 닮은 데가 있을까요... 적어도, 녹음에서 어떤 경우에 뉴욕 스타인웨이가 선택되고 함부르크 스타인웨이가 선택되는 지 정도는 이야기를 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이것은 녹음을 하는 입장에서는 너무도 중요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피아노를 선택하는 것만큼이나, 마이크를 선택하는 것도 소리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녹음 장소는 어떻구요.

녹음된 소리는, 피아노, 연주자, 녹음 장소, 녹음, 이렇게 네 가지가 다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 모두 중요합니다. 제가 피아노의 음색에 대해서 논의를 시도하다가 멈췄는데요, 일단 다른 이야기들을 해 보면서 가능성을 더 엿보기로 하겠습니다.

녹음 장소는... 마이크가 일종의 악기이듯이 녹음 장소도 악기의 일부라고 봐야 합니다. 녹음된 소리에 관한 한 그렇습니다. 특히 초기반사음은 거의 피아노 향판의 연장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음색을 크게 좌우합니다. 초기반사음은 마이크의 위치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데, 마이크 자체가 가진 고유한 음색과는 독립적으로, 마이크가 좌우하는 음색의 결정적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영자님께서도 평생 그 지점을 찾기 위해 분투해 오셨겠지만, 그 어딘가 분명히 있을 것만 같은 이상적인 지점이란 정말 알다가도 모를 곳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xC68NtEmAcc

http://www.youtube.com/watch?v=3wkhyUl_Vmw

제가 재즈에 대해서 거의 모르고 거의 좋아해 본 적이 없지만 (아도르노에게 공감... ^^;;;) 영자님께서 예로 보여 주신 녹음이 재즈 피아노니까 재즈 피아노를 찾아 봤습니다. 두 분 다 레전드란 말도 의미가 없는 분들이겠죠. 이 60년대 녹음들은 저는 피아노 소리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BBC 녹음은 여러 면에서 모범 그 자체인데 소리가 깨진 것은 처음부터 그런 건지 어디선가 문제가 생긴 건지 알 수 없지만 그냥 없는 걸로 치고 좋은 쪽만 들어 보기로 하죠. 옛날 녹음들이 당시에 기술적인 한계로 이렇게 밖에 녹음이 안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거나 어쩌거나 이 상태 그대로 우리에게 어떤 음악적 내용이 전달되고 있는지, 그리고 듣는 사람이건 연주하는 사람이건 어느 정도의 선수들이라면 익히 알고 있을 현장음의 상태와 거기서 전달되는 음악적 내용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서 녹음이 일반적인 실황을 넘어서 가져다 줄 수 있는 음악적 가능성까지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새벽 4시네요. 제가 올빼미라 원래 아침에 자야 되는데, 내일은 새벽에 일이 있습니다. 근데 아직도 안 졸리네요... ^^;;;

영자님, 정말 너무 고맙구요,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요... 한 번 읽어 보니 너무 뻔한 이야기만 늘어놓았습니다. 영자님은 물론이고 보신 분들께 죄송합니다. 저도 이 글타래를 시작했으니 책임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다른 분들도 좋은 말씀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운영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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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셔요 모처럼만에 보는 생각하게 하는 글들 잘 보았습니다.

그런데 음악적인 소리(음색) 이라는 것은 어떻게 정할 수 있는지 무척 궁금합니다.

그것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청자 혹은 아티스트? 어떻게 될까요?

누구게님의 댓글

누구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그러게 말입니다... 그걸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일단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이런 거 아닐까요? 영창 피아노 중에 안 좋은 것과 함부르크 스타인웨이 D 중에 좋은 것의 소리는 어느 쪽이 더 음악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최소한 음악적으로 풍부한 연주를 하는데 어느 쪽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톤마이스터 또는 레코딩 엔지니어는 음반의 음악이 "음악적"이 되도록 노력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저 피크나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사람은 아니지요.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는 걸까요?

이 "음악적"이라는, 흔히 쉽게 쓰는 말을 정의해 보려고 하면 어렵기 그지없습니다. 말씀처럼 누가 판단하는 건지, 개인의 취향이고 잘해야 유행 정도의 일반성을 지니는 것인지, 아니면 시대를 관통하는 일반적 보편성을 가진 것인지... 무언가 가치평가의 척도가 존재하는 것은 틀림없다는 증거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쇼팽 콩쿠르나 퀸 엘리자베스 컴피티션 같은 데서 등수를 가릴 수 없을 테니까요... 누가 제일 미스터치를 안 했는지, 누가 박자를 제일 안정되게 유지했는지와 같은 분명한 지표들을 측정해서 금, 은, 동을 가리는 게임이 아님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정작 그 이유는 대단히 모호한 심사평 외에는 들은 적이 없습니다.

그런 경우와 피아노의 음색이 음악적이라든지, 녹음된 소리가 음악적이라든지 하는 것과 전혀 경우가 다르지 않습니다. 그걸 얻기 위해 더 가격이 비싸더라도 어떤 특정 마이크를 쓰지 않습니까?

위에서 리히터 이야기를 했지만, 리히터가 야마하를 좋아했었다는 것은 야마하가 자기네 웹 사이트에 커다랗게(?) 써 붙여 놓고 있을 정도로 자랑스러워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전세계 중대규모 홀 중에 야마하의 수가 스타인웨이보다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주 압도적으로 그 반대겠죠. 그럼 음악적인 소리를 설명은 못 하더라도 최소한 다수결(?)로 짐작해 볼 수는 있단 말일까요?

스비야토슬라브 리히터가 야마하를 좋아했던 이유가 중요할 것입니다. 그 이유는 어쩌면 파블로 카잘스가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선호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사실 맞겠죠?)와 관계가 있을 지도 모릅니다. 카잘스가 교육적 관점에서 비브라토 없이 연주해 보라고 한 것도 역시 관계가 있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글렌 굴드가 뉴욕 스타인웨이를 선호했던 이유라든지, 안드라스 쉬프가 뵈젠도르퍼로 녹음을 했던 이유라든지...

"음악적"이라는 궁극의 모호한 표현은 차치하고라도, 우리는 소리가 "밝다", "어둡다", "따뜻하다", "차다", 이런 표현 조차 음향의 물리적 속성으로 완벽하게 설명하고 있을까요? 이건 사실 어느 정도 해명이 가능한 대상일 지도 모릅니다.

제가 녹음된 소리가 음악적이라는 것의 "양상"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 중의 하나는, 그나마 마이킹의 "적절한" 스케일 같은 것입니다. 흔한 이야기로, 너무 가까우면 숲이 안 보이고, 너무 멀면 나무가 가진 모든 질감들이 비현실적이 됩니다. 너무 멀어서 질감들이 비현실적이 되는 것이 반대급부로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부정적 측면도 있는데, 이것은 예술적 수용의 전형적 기제로서, 환원적 요약은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 한다는 것입니다. 요리를 직접 먹고 음미해야 즐거운 거지, 이 요리가 정말 천하의 진미인데, 권위자인 내가 그 맛을 잘 설명해 줄 테니까 잘 들으라고 해서 직접 먹는 것보다 즐거울 수는 없다는 이야기랄까요... 한마디로 Material 내지는 미디엄이 거기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상대적으로 덜 발달되었던 시대의 녹음이 (위에 예를 든 에드빈 피셔 연주처럼)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어느 정도 자동적인 요약이 되어 있는데 왜 그런 느낌이 안 드는 지도 의문이지만 적어도 반대의 경우로서 80 ~ 90년대 녹음들 중에 뭐가 뭔지 잘 모르겠는 음반들은 일반인들이 연주회에 가서 들어 보면 도대체 연주가 좋은 지 아닌 지 분간이 잘 안 가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데가 있는 걸까요...? 사실 들어서 별 감흥이 없는 연주라면 적어도 뛰어난 연주는 아니라고 쉽게 판단할 수 있다고 봅니다. 듣는 전문성이 어느 정도 있어야 되는 지는 또다른 논란거리이겠지만, 연주 만이 아니라 많은 예술 작품들이 그런 데가 있습니다. 많은 일반인들은 현대예술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려운 측면도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어렵게 느껴지는" 작품들은 좀 허당인 경우가 대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질감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질감이란 말 자체도 정의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영자님께서 자주 사용하셨던 "맑고 깨끗한" 소리는 음악적인가에 대해서도 긍정적 공감과 부정적 예외를 둘 다 볼 수 있습니다. 제가 DPA 마이크에 대해 받은 인상이 말씀하신 대로인데 제 표현은 "단단하다"입니다. 소리의 트랜듀서가 물리적 장치이니 당연히 질량이 있고 관성이 있겠죠. 그럼 관성 때문에 여러 부정적 결과가 소리에 나타납니다. 그 점에서 특별히 관성에서 자유로운 듯한 착각을 주는 소리에 가깝다고나 할까요... 그래서인지, 제가 음악이 아니라 (그래도 역시 음악적 동기는 여전하지만) 영화에서 앰비언스를 녹음하기 위해 선택한다면 아마도 DPA 4006을 택할 것 같고 실제로 이런 용도로 일반적으로 선호되는 마이크로 알려져 있습니다. TL 버전이냐 아니냐는 더 적은 차이겠지만 쉬운 선택은 아닐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런데 그런 식으로 따지면 대구경 마이크는 존재할 수가 없을 텐데 (그래서 Shoeps와 DPA는 적극적으로 소구경이라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구요.) 많은 마이크들이 대구경이란 말입니다... 그건 대상음의 주파수 속성 상 상대적이라도 그런 거다, 이런 과학적 설명은 가능하겠지만, 훨씬 관성이 커서 소리가 울렁거릴 텐데 여전히 대구경을 선택하고픈 동기에 항상 시달리기도 하는 엔지니어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맑고 깨끗한 소리가 최선이라면 맑고 고운 목소리로 유명한 가수들은 설명이 되지만 루이 암스트롱까지 가지 않더라도 그 유명한 킴 칸즈의 베티 데이비스 아이즈는 어떻게 설명할 것입니까?

마이크가 피아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또다른 문제인데, 이건 재생의 조건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녹음은 피아노 그 자체의 등가물이다로부터 초기반사음은 재생할 때 재생 환경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다에 도달하는 의견 조차 있으니까요.

어릴 땐 참 편했습니다. 모르니까 불편한 것도 많았지만, 암 데나 같다 대고 녹음한 것에 비해 조금만 주의깊게 들어 보면 "암 데나"보다는 나은 결과를 쉽게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업적 녹음기사가 되면 의뢰인의 기대치는 무조건 평균 이상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천하의 대가가 천하의 명기로 녹음한 결과가 머리 속에 레퍼런스로 자리잡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게 최악일 수 있습니다.)

이제 너무 졸립니다... ^^;;; 또 다음에 이어가죠.

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음악적"이라는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역시 "아티스트"의 생각이 녹음으로 충분히 표현이 되는 것 이 빠져서는 안될 것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곡가와 아티스트가 생각하는 음악적

그리고 녹음하는 사람이 생각하는 음악적, 또한 듣는 사람이 생각하는 음악적인 기준은 모두다 개인의 음악적인 경험과 차이에 따라서 달라지게 됩니다.

아티스트의 연주가 마이크를 통해서 녹음이 되어 다시 스피커로 재생이 되는 그 순간

아티스트의 음악적인 이미지에 얼마나 가깝게 되어있는 것이 녹음의 궁극적인 목표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음악적인 소리"의 첫번째 기준이자 정의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하나의 정의는 누구게님과 같은 청자가 공연장 혹은 녹음 음원을 듣고 판단하게 되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좋은 녹음(음악적) 이라는 것은 작곡자와 아티스트의 음악적인 생각이 충분히 반영이 되면서

녹음하는 그 공간의 악기와 공간음의 특성이 녹음에 그대로 담기는 것이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게 있어 레퍼런스라는 것은 이와같은 것이지요.


링크해주신 음악들에서 피아노 사운드의 공통점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공통적이라면 대부분 대가들의 연주라는 것. 소리보다는 음악 그 자체에 완성도가 높은 경우의 소리를 하나의 예로 들어주신 것 같기도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hA6w9GN65M

https://www.youtube.com/watch?v=Pt1JwbqUwQU

오디오가이 스튜디오에서의 공연 녹음입니다

이경우는 아티스크가 즉흥으로 곡을 만들면서 연주를 하였고 이를 음반으로 발매하였지요

https://blog.naver.com/audioguy1/220918415466

이러한 경우 음악적인 소리에 대한 판단의 많은 부분은 아티스트에게 비중이 큽니다.(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위 음악을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처음에 말씀주신 어택의 경우는 뵈젠도르퍼 자체가 야마하나 스타인웨이처럼 어택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어택이 약간 뭉게져 있다고 볼수도 있고 이것이 느리게 들리실 수 있습니다.

굴드의 경우는 뉴욕스타인웨이를 선호했다기 보다는 자신만의 커스터마이즈된 - 훨씬 더 가벼운 터치를 지닌 피아노를 선호했지요. (연주하는 주법을 보면 자연스레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생에 거의 2명의 조율사(일본인 포함 3명)가 굴드의 피아노의 보이싱. 조정. 조율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스타인웨이 아티스트 - 전세계 어디든 스타인웨이를 무료로 빌려주거나 이동해줍니다. 이러한 피아노의 마케팅 적인 측면도 함께 있고

리히터와 야마하의 경우도 사실 비슷한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스타인웨이가 전세계 공연장에 레퍼런스로 자리잡은 이유는 굉장히 단순합니다.

바로 스타인웨이 D 이상의 큰 음량을 낼 수 있는 피아노를 다른 제조회사에서는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갈수록 커지는 공연장의 특성에 따라서 더욱 더 많은 관객들을 모아야 하는 공연비지니스의 트것과 자연스레 맞물리게 됩니다.

지금의 스타인웨이에 대한 선호는 이러한 부분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있고 스타인웨이 D가 피아노의 표준으로 자리잡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된것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지금은 "음악적인 표현"의 방법중에 하나라 생각하는 비브라토도 사실은 음량과 관련이 있습니다.

초기 거트현을 쓰는 바로크 악기들은 굳이 큰 음량으로 소리를 낼 필요도 없었습니다.

연주하는 공간이 궁전이나 집의 살롱등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오페라의 유행과 함께 음악이 중산층에게도 함께 전달이 되면서 연주하는 공간이 과거보다 훨씬더 커지게 됩니다.

기존의 악기들의 소리로써는 너무 작아서 잘 들리게 되지 않자 비브라토를 사용해서 소리를 좀더 멀리 보낸 것이지요.

성당에서의 신부님의 미사때 음성에 운율을 넣는 것 역시 커다란 성당안에서 PA 시스템 없이 소리를 멀리 보내기 위해서 운율이 함께 사용이 되었습니다.

단선율의 심플한 중세시대의 음악들도 사실은 공간성과 아주 크게 관련이 있지요.

현악기는 결국 나중에 거트현이 사라지게 되고 지금의 현처럼 훨씬 더 크고. 높은 음정의 소리를 주는 악기로 변해왔습니다.

이렇듯 음악과 음향은 시대의 환경. 그것이 연주가 되고 녹음이 되는 환경에 따라서 모두다 다릅니다.

올려주신 링크중에 브렌델의 음반의 소리는 말씀처럼 참으로 아름답고 좋게 들립니다.

브렌델의 연주(저는 심심해서 그리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특성이 잘 표현이 되는 녹음이고 피아노의 직접음과 녹음된 공간의 반사음이 절묘하게 어우러져서

작은음과 큰 음사이의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음향이 음악적 으로 들립니다.

하지만 그밖에 리히터가 다른 올려주신 영상에서의 음원들

역사상 재즈피아니스트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터치로 연주하는 것으로 유명한 빌에반스의 경우도 - 본인역시 클래식 피아니스트들의 연주와 소리를 듣고 충격을 받아서 나중에 연주법. 즉 터치와 페달링을 바꾸지요. (키스자렛도 빌에반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을 것 입니다.)

하지만 올려주신 영상에서는 빌에반스의 타 재즈피아니스트들과는 현격하게 다른 피아노 사운드가 정확하게 표현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저 전형적인 우리 이미지속에 있는 재즈트리오의 사운드이니까요.

이럴때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음악적인 소리"라는 것은 아주 쉽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작곡자의 음악을 연주자의 생각을 통해서 전달이 되는 것처럼

연주자의 생각이 녹음엔지니어를 통해서 전달이 되는 것.

이것이 음악적인 소리의 기준이라 볼 수 있는것이 아닐까요?^^

많은 피아니스트들이 함부르크 스타인웨이 D를 음악적이라 생각하여 선택하는 이유는 아주 명쾌합니다.

바로 작은 음량부터 음량까지의 다이나믹 - 즉 음악적인 표현력의 범위가 더욱더 넓기 때문입니다.

물론 음색도 포함이 되겠습니다.

스타인웨이 D 가 아닌 다른 C나 B가 선호되지 않는 것도 이와같은 특성때문이니까요.

현대예술에 관해서도 잠시 작은 의견을 드려보면

많은 사람들이 현대예술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허당이라기보다는 경험이 적어서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더 크다 생각합니다.

동네 특성상 10년 넘게 늘 현대예술과 물리적으로 가깝게 지내며 접해보면 더욱 더 그러한 생각이 듭니다.

아주 쉬운예로

저는 아이들과 미술관을 무척 자주가는 편인데. 아이들은 현대예술을 전혀 어렵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과거 르네상스부터 바로크. 18 19세기와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모두 보면서 그안에서 스스로가 인상을 받고 또 발견을 할뿐이지요.

예술에 대한 고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경우에 오히려 현대 예술이 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물론 오랜시간 변함없는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클래식에 대해서는 존중과 존경의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만 꼭 예로 들어주신 연주자들의 음악이 아니더라도 그시대 그리고 이시대에도 뛰어난 예술들은 늘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누구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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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 계속 바빠서 글을 이어가지 못 했습니다. 지금도... 하지만...

지금 V Live에서 신창용 리사이틀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마이킹은 확실히는 모르겠는데 아마도 ORTF 아니면 NOS처럼 보이는데... ORTF인 것 같습니다. 이 실황의 음향도 좋은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금호아트홀 안 간 지가 저는 정말 오래 되었습니다. 제가 연주회, 영화관, 이런 데 못 가는 건지, 안 가는 건지, 모르지만, 아마도 안 가는 것 같습니다. 영화관은 사실 직업적 이유로도 가야 하는데, 정말정말 안 갑니다. 저도 요즘 제가 뭐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습니다... 금호아트홀은 우리나라 홀들 중에서 소리가 좋은 홀 중의 하나죠. 그런데 제 마지막 기억으로는 피아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제 아내 연주회였기 때문에 연주자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입니다.) 아내 말에 따르면 원래 저 함부르크 스타인웨이는 좋은 피아노였다고 합니다. 근데 모기업 상황이 나빠지면서 금호아트홀도 영향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피아노 상태가... 어려워졌더랬습니다. 지금의 피아노 소리는 중계의 문제인지 피아노의 문제인지 분명하게 알 수는 없지만, 8000 Hz 이상은 없는 상태인 듯 한데... 방금 시스템 오디오 캡쳐해서 소노그램을 봤는데 정말로 윗 대역이 거의 없습니다. 오디오는 AAC 160 kbps여서 충분히 충실하게 실을 수 있는 데 왜 그럴까요... 있긴 있는데 정말 약합니다... 녹음 문제일까요? 피아노 음색의 캐릭터 자체는 여전히 좋습니다. 전에 피아노가 문제가 있었을 때는 (대부분이 그렇지만) 약간 물먹은 상태처럼 된 건데, 지금은 그런 것 같진 않구요... 혹시 믹서를 거치면서...? 모든 면에서 아마추어이지만 특히 SR에 대해서는 완전 문외한인 제가 극장에서 음악 공연 때문에 맥키 오닉스 1640i를 써 보고 경악했던 문제 같은 걸까요? 중저가 아날로그 믹서를 써 보지 않은 저로서는 그리 평이 나쁘지도 않은 오닉스 1640i를 거친 소리는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웹 프로그래밍 문제인지 몰라도 음량 default 값이 대단히 낮게 리셋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음량을 최대로 설정했을 때가 꽉 차는 것 같은데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파이어폭스, 크롬 마찬가지입니다. 스트리밍 데이터를 캡쳐해 보면 꽉 찬 게 정상 상태이거든요. 다 올리고 들어야 하는 듯...

http://118.32.140.49:5000/sharing/rCPTgLlx0

이제 막 2부가 시작됩니다.

이제 소리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그런데 소리가 아니라 영상을 보니 소리와 서로 조응(?)하는 점이 있습니다. 그게 제가 소리에 대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카메라맨 입장에서 봤을 때 (예, 저는 카메라맨입니다.) 정말 품격없는(?) 영상이라고나 할까요... 특히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앵글은 피아노 꼬리 쪽에서 잡은 연주자의 정면입니다. 이것은 카메라와 연주자의 거리와 관련된 것입니다. 같은 크기의 화면이라도 실제 카메라와 대상과의 거리에 따라서 정말 다른 느낌을 주는데요 (렌즈의 촛점거리가 달라지겠죠.) 서로 다른 앵글들이 적당히 조화를 이루지 않으면 스위칭했을 때 어색할 뿐 아니라 그 앵글 자체가 대상의 속성에 어울리지 않는 본질적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왜 연주자 정면 샷이 어색할까요? 카메라가 너무 가깝기 때문입니다. (더 멀리서 더 망원으로 잡았어야 함.) 게다가 연주자가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어서 더 그렇게 느껴집니다. 피아노 안이 전경으로 잡히게 하려고 한 것 같은데, 이게 왜 이상한지를 설명하는 것은 소리가 음악적이냐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처럼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일부 앵글의 카메라들은 노출도 안 맞습니다. 안타깝지만, 이건 비용의 문제가 아닐까... 충분히 전문적인 인력들을 고용할 수 없는... 장비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이거든요.

그런데 음향의 문제도 그런 데가 있습니다. 약간 박시(Boxy)한 소리인데, 소리가 중저역에 몰려서 그렇겠죠. 그리고 Boxy하다는 표현은 단지 주파수 문제 만이 아니라 "쌩"하다는 느낌도 담고 있는데요, 마이크 위치로 봐서 초기반사음이 이렇게까지 안 잡힐 위치는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 초기반사음이 아름다운 편인 금호아트홀의 소리 같지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잔향은 Boxy하니, 마이크 위치로 추측되는 소리와 거리가 멀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피아노의 음색 자체가 지닌 캐릭터는 분명히 음악적이고 품격이 있는데 상당히 아쉽네요.

http://www.vlive.tv/video/51045?channelCode=EC8255

오디오가이 스튜디오에서의 영상인데 금호아트홀 중계에 비하면 왕이네요. ㅎ ㅎ 임동혁 피아니스트의 연주도 예전보다 성숙한 것 같습니다. 반갑습니다. 그리고 이 연주 마이킹이 다른 실황에 비해 더 좋았던 것 같네요. 위에 영자님께서 링크하신 이한얼 피아니스트의 유튜브 동영상 소리가 역시 링크해 주신 샘플 음원과 너무 달라서 놀랐습니다. 유튜브 동영상은 상당히 이상한데 샘플 음원은 상당히 좋습니다. 위에 링크해 주셨던 영자님의 여러 녹음들이 연주자와 피아노의 차이도 있겠지만 마이킹의 차이도 꽤 크게 들리는데, 이 녹음이 그 중에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유튜브 동영상은 1080p로 봐도 이상합니다. 같은 녹음 맞나 싶을 정도인데, 마스터링 과정에서 정리가 된 것인가요? (방금 찾아 보고 이유를 알았습니다. ^^;;)

다시 신창용 라이브로 돌아가서, 몇 번 언급한 것처럼 피아노 음색의 캐릭터 자체는 고전, 낭만 곡들에 적합하게 들리고 품격이 있습니다. 이 "품격"이란 말이 사실 뭘까 생각해 봤습니다. (방금 연주회 끝났습니다. 앵콜이 아마도 있겠죠?) 이 "품격"이란 것이 제가 음색이 음악적이라는 이야기를 표현하는 한 측면이 아닐까 합니다. 중간에 연주회 소개 영상에 나오는 하프시코드 소리는 정말 좋네요. 그 소리도 고음이 좀 깎인 듯 한 걸로 봐서 중계 체인에 뭔가가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만 하프시코드 녹음 자체는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어쨌든 품격은, 음악적 "맥락"과 관계된 것들에 촛점이 맞춰진 조화와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즉, 연주의 녹음은, 실황이든 스튜디오든,

적절한 추상 수위를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게 아마도 제가 음악적 음색에 대해서 하고 싶은 핵심적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음향과 음악의 경계에 대한 것이기도 합니다. (앵콜은 없나 봐요...) 함부르크 스타인웨이의 소리,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소리가 이른 바, "Fancy"한 데가 있기 때문에 일부 연주자들은 음악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서 기피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그렇다고 학교 연습실처럼 엄청 데드한 소리가 음악을 전달하는 데 가장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초기반사음이나 잔향이 음악적 의도와는 관계없는 장식에 불과한 것은 아니라는 증거겠죠. 음악적 맥락이 위치하는 음향적 위상이 가장 잘 드러나는 균형이 그 여러가지 음향적 조화 안에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쌩(아마도 한자 生에서 온 표현)"한 것은 좋지 않은 것입니다. 영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상에서도 디테일의 정도를 실제로 함수로 처리한 주파수로 이야기합니다. (공간주파수라고...) 고주파가 자잘한 디테일입니다. 그러면 고주파 성분이 많으면 선명하게 보이겠죠. 그건 사실인데 꼭 좋아보이지만은 않습니다. 같은 선명한 영상이라도 선명한 데는 선명하고 아닌 데는 아니고 이런 조화가 보기도 편하고 맥락의 전달도 잘 되고 궁극적으로 아름답습니다.

"링크해주신 음악들에서 피아노 사운드의 공통점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라고 하셨지만, 방금 말씀 드린 내용이 그 공통점입니다. 적절한 추상 수위에 있는 녹음들입니다. 그게 아마도 제가 영자님 녹음에 대해서 이야기했던 다른 부분적인 이야기들과 별개로 가장 궁극적인 부족함이라고 느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영자님이 현악기의 비브라토에 대해서 하신 이야기:

"많은 사람들이 지금은 "음악적인 표현"의 방법중에 하나라 생각하는 비브라토도 사실은 음량과 관련이 있습니다."

저도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비브라토가 표현적 측면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녹음으로 들을 수 있는 시대의 바이올리니스트들은 비브라토의 스타일에 큰 차이가 있는데, 표현을 억제하고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는 스타일이 있고 반대로 프레이징의 일부로서 강력한 표현을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바로크 음악 연주에서 트릴도 이와 비슷한 성격이 있습니다. 곡 자체의 성격도 있겠지만, 연주의 시대적 스타일과도 당연히 큰 관계가 있습니다. 음량 자체라기보다는, 음이 변화가 없을 때 인지적으로 좁게 들리는 것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효과에 가깝다고나 할까요. 현악기 줄의 변화도 음량 자체라기보다는 표현의 짱짱함(?)의 추구와 관계가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현악기의 줄이 신써틱으로 대거 바뀐 것은 비교적 근래입니다. 이것은 음악과 거리가 먼 이야기이긴 한데, 테니스 줄이 신써틱으로 바뀐 시기와 어느 정도 일치합니다. 기술적 조건에 큰 영향을 받은 거지요. 제가 어렸을 때 신써틱은 현악기와 테니스 라켓 모두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테니스 줄은 오히려 동호인들은 거의 신써틱이었고 선수들은 거트를 썼습니다. 현악기는 저는 거트를 썼습니다. 거트가 비쌌습니다. 하지만 못 쓸 정도는 아니었고... 근데 나이가 들어 다시 악기를 만져 볼까 줄을 사러 가서 거트(피아스트로 오이독사)를 달라고 하니 제 얼굴을 다시 쳐다 보더라는... ㅎ ㅎ 저는 실력도 없고 누구 앞에서 연주할 것도 아니니 오히려 소리가 작은 게 민폐를 줄이는 것이기도 하고 소리도 거트가 덜 깽깽거리죠. 제 얼굴 다시 쳐다 보신 분 권유로 대표적인 신써틱인 도미넌트를 한 번 써 봤는데, 저에게는 무척 어색하더군요.

뵈젠도르퍼가 스타인웨이보다 연주홀들에서 채택이나 사용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단지 음량의 문제라기보다는 표현의 문제, 색채의 문제가 주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여유있게 쓸 수 없는 조건이니 쓰기 시작한 김에... ^^;;

http://www.youtube.com/watch?v=pswjy5YA7yQ

라이브거나 아니거나 라디오 방송을 위한 현장인 것 같습니다. 앞에 앉아 계신 남자 분은 연주자의 부군되시는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입니다. 여기서 피아노를 연주하시는 분은 유명한 하프시코디스트입니다. 이 분에게 헌정된 멋진 하프시코드 독주곡:

http://www.youtube.com/watch?v=RPTCFmFWUZI

어쨌든... 브람스 인터메쪼 녹음은 연주나 녹음이나 정말 좋네요. 피아노는 카와이입니다. 카와이 풀 사이즈를 전에 본 적이 있는데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림이 두꺼워서 놀랐습니다. (기술자 선생님께 여쭤 봤었는데 두꺼운 게 꼭 좋은 게 아니라고...) 소리는 정말 이름 그대로 예쁜데, 중고역은 함부르크 스타인웨이와 비슷한 데가 있습니다. 지금 이 녹음의 소리가 그렇습니다. 그런데 중저역 이하를 잘 들어 보시면 더 다르다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영자님께 하는 이야기는 아니구요... 번데기 주름...) 이건 야마하도 좀 그런데, 스타인웨이보다 질감이 적고 매끈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음량에 따른 음색의 차이가 스타인웨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카와이도 고음부에서도 그렇습니다. 그것이 어쩌면 대체로 (연주되는 빈도 상 고전, 낭만 곡들이 다수이니...) 스타인웨이가 연주는 물론이고 녹음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이유일 수 있고, 특히 연주에서보다 녹음에서는 뉴욕 스타인웨이보다 프로젝션에서 불리하지만  색채의 변화가 더 큰 함부르크 스타인웨이가 상대적으로 연주장에서보다 높은 비율로 사용되는 이유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규모 리사이틀 홀에서 단지 음량 때문에만 스타인웨이가 많이 사용된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스타인웨이가 상대적으로 프로젝션에서 뛰어나기 때문에 전달이 잘 되는 것도 사실인데, 그 말은 섬세한 음악적 표현이 그만큼 뚜렷하게 전달되는 유리함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음량에 따라 (터치가 빠르고 느림에 따라서도) 음색에 큰 변화가 있는 악기는 특정 음악에는 유리하겠지만 특정 음악에는 불리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전에 제가 샘플 악기 이야기를 했던 것도 음량에 따른 음색의 차이를 샘플 악기에서 극적으로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요즘 대용량 샘플 악기들은 수십 단계 음량을 샘플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시퀀싱 했던 예는 고음량 샘플이 이상해서 피했기 때문에 그 차이가 잘 안 들리지만...) 굴드 피아노가 좀 그런 음색 차이를 피하려고 했던 예에 가깝고 호로비츠 피아노는 아마 그 반대쪽 극단일 수 있습니다. 호로비츠 피아노를 직접 만져 본 분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인데, (제 아내가 아주 젊었을 때 선생님 중 한 분) 호로비츠 피아노는 그 분은 중고역에서 소리를 내기도 어려울 정도로 소프트했다고 합니다. 호로비츠 피아노는 그런 점에서 자기 연주 스타일에 맞게 아주 심하게 조정된 경우에 해당되는데, 거구에 막강한 힘을 가진 자기 잇점을 살려서 중고역을 조여 놓은 결과 중고역 쪽의, 특히 작은 소리에 대한 조절의 폭을 극대화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저역은 소리가 빵빵 나게 되어 있더라는... 이런 접근은 녹음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다이나믹 측면에서의 균형과 조화와 관련된 이야기겠죠.

이 문제는 영상 분야에서도 같은 예를 찾을 수 있습니다. "사진이 현실과 어떻게 다른가"에 대한 이해는 사실 사진가의 전문성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사진은 현실과 아주 많이 다릅니다. 사진가의 핵심적 과제는 "현실 자체"와 "인지된 현실"의 차이를 조정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이 과제가 녹음 엔지니어의 과제와도 닮았다는 것을 바로 느끼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비교적 근래에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 조정의 자유도가 극도로 높아졌지만, 바로 그 이전 시대, 즉, 필름 마지막 시대의 필름들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접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코닥의 마지막 세대 (영화용) 필름이 1990년대에 나왔습니다. 그 이전 시대 필름과 이 필름은 아주 큰 차이가 있는데요, 얼핏 봐도 새 필름은 일종의 "품격"이 느껴진달까... 하여튼 그냥 찍기만 해도 대충 더 좋아 보이는 교묘한 조정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교묘한 조정 때문에 이전 세대의 영화 쪽 촬영의 거장들 중에는 이 새 필름을 반기지 않는 분들이 꽤 많았습니다. 이 새 필름은 이 교묘한 조정 때문에 어떤 특정 조명 조건에서는 더 "있어 보이는" 데 비해 조명 조건이 달라지면 불리하게 작용하는 측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이전 세대 필름에 비해 "리니어"하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진가의 과제가 현실 자체와 인지된 현실의 차이를 조정하는 것이니 어차피 전혀 리니어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아주 모범적인 프리셋이 더 강하게 구현되어 있는 것이 새 필름의 특징이었던 것입니다.

이제 와서는, 이 마지막 세대 필름의 "프리셋"은 전통적 모범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그 시대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정도의 자유로운 조절이 가능하게 되어 개개의 경우에 사진가가 맥락에 맞는 강력한 조정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쉬운 일만은 아니어서 어줍잖게 했다가는 과거의 그 일반 프리셋에도 한참 못 미치는 결과가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부 전통적인 프로듀서들은 역시 필름이 좋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필름이 좋아 보이는 데는 그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고, 위에 잠깐 예를 든 공간주파수의 조화 같은 것도 있습니다. 필름 특성이 그 점에서 조화롭게 조정되지 않은 디지털 영상보다 좋아 보일 때가 많은데, 아직도 필름에서 배울 점들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적절한 추상수위의 문제는 음악과 음향의 경계의 균형과 관련된 문제로도 볼 수 있는데, 제가 수업시간에 영화과 학생들에게 매체와 정보와 인지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자주 들려 주었던 예가 하나 있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pWuBxN8r860

위의 댓글에서 한 번 언급했던 "환원적 요약"과 관련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동영상의 댓글에서도 누군가 지적했듯이 두 믹스를 청감 상 음량을 비슷하게 맞추면 훨씬 쉽게 이해가 됩니다. 스티브 알비니의 믹스는 세월이 흐른 지금에 와서 보면 얼터너티브의 정신을 보여 주고 있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너무 쌩해도 안 되지만 너무 판에 박혀서도 안 된다는 이야기인데, 그래서 녹음이라는 작업에도 도의 추구라는 게 존재하는 거겠죠.

현대예술에 대한 영자님의 지지에 저도 지지를 보냅니다. 제 아내도 일부 현대곡 중에 한국에서 초연을 한 것도 있고 (Michel van der Aa) 꾸준히 노력을 해 왔습니다. 현대곡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몇 년 전에 1차 세계대전 발발 100주년 기념으로 제가 기획했던 극장 공연에서 쇤베르크 "달에 홀린 피에로"의 한국어 번역 초연을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혹시 번역 필요하신 분 있으면 드리겠습니다. 번역은 영어 번역과 독어 (원래 시는 불어인데 쇤베르크도 독어 번역으로 작곡) 번역을 참고해서 제가 했고 실제 공연을 위한 것이어서 정나라 지휘자께서 또 고친 것입니다. 번역은 제가 할 일은 아닌데 역시 여건이 열악하다 보니 하게 됐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아이들이 현대예술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사실이고, 좋은 가능성을 담고 있습니다만, 그게 절대로, 인생 전체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은 결국은 "사회화"가 되는데, 이 사회화라는 것의 강력함은 그야말로 어마무시한 것입니다. 특히 제가 몸 담고 있는 영화란 분야에서는 절망적이라고 느껴지는 수준입니다. 사실 영화라는 매체의 폭과 가능성은 생각보다 넓고 깊은데, 현실에서는 대단히 좁혀져서 소비되고 있거든요. 후기낭만도 아니고 낭만 시대의 문화상품에서 거의 한 발짝도 못 벗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창작자들은 다양한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는 있지만 그러한 시도가 충분히 사회화될 만한 시장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창작자들도 일부에 불과합니다. 그 점에서 영화는 파인 아트란 관점에서는 사회적으로 낙후된 분야입니다. 그 반대급부로서 실험영화란 게 존재합니다. 파인 아트라기보다는 일종의 "수용소" 개념에 가깝지 않나 하는 게 제 인상입니다. 개개 작품이 문제가 아니라 사회화란 측면에서 더 큰 압박이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 거꾸로 그런 "수용소"용 영화가 되는 경향 마저 있고, 그게 제가 "허당"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이기도 합니다.

몇 년 전에 극장에서 했던 기획의 이름도 "Contemporary Wednesday"였습니다. 동시대 예술의 사회화라는 관심에서 출발한 일종의 파일럿 기획인데 재정적 난관으로 계속 이어지지 못 해서 무척 아쉽습니다. 언젠가는 좋은 기획에서 영자님을 만나뵈었으면 하는 것이 제 소망입니다. 당시에는 공연 기록이 거의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기획자인데, 예산도 예산이고 인력도 심각해서 그래도 최소한의 기록이라도 남기려고 그 와중에 마이크 던져 놓고 캡쳐했던 것입니다. (모니터링은 커녕 레벨도 못 맞추고 그냥 캡쳐)

http://118.32.140.49:5000/sharing/2GEdIiTBa

24bit 48KHz 파일입니다. 마이크는 피아노 꼬리 쪽에 상당히 멀리 던져 놓은 Oktava MKL-2500 AB인데, 어떤 분께 빌려 왔던 마이크들(기억에 EarthWorks)이 더 좋은 위치에 있었지만 어떻게 된 게 이 쌍의 소리가 나아서 이걸 올립니다. ADC는 맥키 1640i입니다. 위에서 제가 불평했던 대로입니다. 피아노는 야마하 C7 아티스트 에디션인데 정상적인 컨디션은 아닙니다. 중고음역이 빛이 죽은 상태입니다. 극장은 영화관이라서 룸 어쿠스틱 면에서 최악이고, 그나마 무대 바닥은 나무인데 주변은 완전 허당입니다. 객석 쪽은 객석 자체는 물론이고 벽이 모두 택텀으로 소리를 상당히 빨아먹는 편이지만 그나마 이 건국대 영화관이 고대 영화관보다는 소리가 훨씬 나은 편입니다. 너무 울림이 없어서 나중에 리버브 조금 넣은 상태입니다. 같은 곡의 굴드 녹음:

http://www.youtube.com/watch?v=tXVWBGmeNro

건국대 영화관 내부:

http://www.digiguerrilla.com/noogooge/KU_Cinema_Inside.jpg

오늘은 이만...

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글 잘 보았습니다.

말씀하신 적절한 추상수위를 가져야 한다는 것과  추상수위를 지니고 있는 현대예술에 관한 의견이 약간 상반되시어서 조금은 의아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우선 좋아하시는 피아노 소리에 대한 기준이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는 함께 녹음하는 아티스트가 생각하는 이미지에 좀더 가까이 있습니다. 반면에 누구게님의 의견처럼 철저한 개인적인 청자의 의견을 듣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아내분이 콘서트 피아니스트이기 때문에 가까이서 여러 경험들을 함께 하시며 이렇게 좋은 여러 의견들을 주시는 것이 참으로 반갑기 합니다.

전 한사람과 깊게 보다는 여러 피아니스트들을 일주일에도 여러번 보고 들으며 녹음을 하는 쪽에 가까우니까요

이한얼의 피아노는 아티스트가 즉흥적으로 곡을 써내고 만들어내는 순간

유튜브 star 의 경우는 공연중 관객에게 다음곡을 연주한 이미지 - 단어를 하나 알려달라고 했고 그래서 star 라는 제목의 곡이 탄생하였습니다.

녹음후 아티스트는 무척 피아노의 음색을 마음에 들어하였습니다. ㅎㅎ

물론 저도 마음에 듭니다.

샘플은 관객이 없을때의 녹음이고 유튜브는 관객이 있을때의 녹음이고 세팅이나 그러한 것은 비슷합니다. 대부분 마스터링시에 리버브나 이큐 등을 사용하지 않기 따로 마스터링에 다른점은 없습니다.

말씀하신 음악적인 음색 그리고 추상적 수위를 담은 음색에 관해서 이것은 아티스트 와 청자 그리고 녹음하는 엔지니어에 따라서 해석이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처음 링크에서 올려주신 음악들에서 그것이 꼭 음악적인지. 보다 다른(혹은 좋은) 소리였다면 그 연주가 훨씬 더 좋게 들리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도 들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개인의 경험에 따라서 많이 달라지게 됩니다.

피아노 라는 것이 마이크를 딱 두는 것만으로도 녹음이 되지만 음악은 결국 음색으로 표현이 되고 그 표현이 되는 음색을 녹음하여 여러 사람에게 전달을 하는 것이 녹음엔지니어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말씀하신 적절한 추상수위는 한두번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 생각을 합니다.

제가 이상적인 피아노 녹음 중에 하나 생각하는 것이 마틴 슈타트펠트의 바흐 평균율이고

또하나 이상적인 피아노 녹음 중에 하나라 생각하는 것이 윤디리의 리스트 음반이기도 합니다.

윤디리의 음반은 바로 한번에 들어보면 그 개성을 알수 있지만 마틴 슈타트펠트의 음반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조금 답답하거나 이상한 소리. 라 느껴질 수 있을 것 입니다.

그 피아노 소리에 관한 추상의 수위는 누구는 느낄 수 없을 수도 있고 단순히 취향의 문제라 생각하며 듣지 않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시간이 지나서 그 음반을 다시 들어보면 과거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소리의 아름다움을 느낄수도 있을 것 입니다.

아티스트가 자신의 연주를 녹음실의 컨트롤룸에 와서 듣고 제게 이야기를 하고 이후 연주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혹은 최종 마스터링 된 음원을 듣고 여러 의견을 나누기도 하지요

말씀하신 적절한 추상의 수위와 음악적인 음색은 이미 여기에 담겨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신만의 취향과 개성이 강하다 보면 나와 관점이 다른것이 조금 생경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겠지요.

물론 이것은 영자와 누구게님 우리 모두 해당이 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누구게님의 댓글

누구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적절한 추상수위...

"추상"이란 말 때문에 혼란이 있는 듯 합니다. ^^;;

담에 한 번 놀러가야겠지요... 그래도 잠깐 섦명하자면, "구체성 ↔︎ 추상성"의 쌍으로서의 추상입니다. 일종의 "전형화", "일반화", "의미화", 이런 종류의 맥락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제가 창작자 입장에서 미학에 대한 일반적 관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흔히 창작자들은 현재의 외연(지평)이 어딘가 파악하려고 하게 마련입니다. 예술이 가진 본질적 측면으로서 "사회화"라는 동기입니다. 개인적 취향을 넘어서는 가치의 공감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써 놓고 봐도 쉽진 않네요. ^^;;

이건 미학적 동기로 시작된 논의 맞습니다. 영자님께서 연주가 이루어지는 공간을 담는 가치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신다면 그럼 그게 왜 가치가 있는가 다시 질문하는 식입니다. 가장 오래되고 단순한 이야기로 정리하자면, 무엇이 아름답다면 그것이 왜 아름다운지 설명하려고 애쓰는 동기 같은 것입니다. 이것이 저것보다 낫게 느껴진다면 왜 그런지 설명하려고 하는 그런 것입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단지 "연주자가 원한다"는 것에서 논의가 끝나지는 않는다고 생각이 되는 거지요.

많은 학생들이 디자인과 예술의 차이나 관계에 대해서 혼란스러워합니다. 저는 학부 전공이 건축이었는데, 건축과 분위기 상 건축이 디자인이냐 예술이냐로 그리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건축과가 좀 그런 편입니다. 그런데 공예가 예술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서 공예과 학생들은 상당한 압박을 받고, 제가 영화과에서 주로 교육을 했던 촬영 전공 학생들도 영화 촬영이 예술이 맞나 고민을 하는 편입니다. 이 문제는 생산적인 직업인이 되기 위해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도 "디자인"이라는 말 때문에 혼동이 있을 수 있는데, "디자인"이라는 말이 비쥬얼과 관련된 이야기는 전혀 아닙니다.

디자인과 예술의 양상의 차이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디자인은 보통 직접적 의뢰인(클라이언트)이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술이 디자인보다 더 가치가 있는, 뭔가 우월한 것이라는 인상은 다분히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겁니다. 디자인도 가치를 추구하는 일이지만, 사회적 맥락에서 예술적 작업과 서로 다른 차원에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쪽이든 가치를 추구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가치의 일반화 과정은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영자님은 디자이너로서 훌륭한 모범적인 태도를 견지해 오신 것 같습니다. 의뢰인 입장에서는 든든한 조력자인 셈이죠. 영화의 촬영감독들도 마찬가지 입장입니다. 그런 점에서 존경을 보냅니다.

연주자들이 참 다양합니다. 녹음에 대한 태도도 여러가지죠. 전에 기돈 크레머 인터뷰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기돈 크레머에게 본인 녹음에 대해서 물어 봤는데, 자기는 자기 녹음을 단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어서 모른다고 하더라는... 사실일까요? 괴짜는 괴짜입니다. 반면에 굴드 같은 연주자도 있구요.

저는 영상 관련 기술자로서 공연의 영상기록물들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여기는 게 있어서 언젠가는 개선하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공연하고 영상기록물을 받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약간의 비용이 있지만 대부분 선택합니다.) 한국의 여러 공연장들이 이 부분에 대한 전문성의 결여로 부적합한 (음향) 규격의 영상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건 영상 관련 기술업체들이 반성해야 할 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정보를 모으고 논의하고 이런 과정이 이루어질 수 있는 오디오가이 웹 사이트는 정말 대단한 웹 사이트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이런 게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입니다. 저도 앞으로 가능한 기술적 내용들을 올릴 생각입니다.

마틴 슈타트펠트 평균율 중에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것을 또 들어 봤습니다. (며칠 전에 들어 봤었습니다.) 제가 20세기 전반 녹음들 중에 좋아하는 것들이 있는데 닮은 데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자님은 생각이 다르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LP 시절에 에드빈 피셔 평균율을 샀었는데 (지금도 가지고 있습니다.) CD로도 나중에 구매를 했습니다. 그 중에서 특히 좋아하는 곡입니다. 뭔가 비슷한 데가 있는 건가요?

http://www.youtube.com/watch?v=3JWA5WGiMmo

영자님 칼럼들도 세월이 흐르니 거의 레전드급이 되어 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단한 열정과 근성입니다. 특히 직업인의 함정에 매몰되지 않고 여전히 처음의 순수한 호기심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특별합니다. 직업인들이 연륜이 쌓이고 내공이 깊어지면 사회의 다른 관련된 사람들의 입장에 대한 관심을 잃어 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영자님은 취미라는 관심을 잃지 않고 계신 것이 더 우수한 직업인으로서 기능하는데 큰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비슷한 입장입니다. 하지만 영자님만큼 생산적이지가 못 합니다. 반성하고 분발해야 하겠죠. 영화에서의 음향도 제 관심 중의 하나인데, 올해에도 작업할 좋은 기회가 생겼지만 회사의 재정적 어려움으로 개인 작업을 전부 거절했습니다. 제가 우유부단해서 거절을 잘 못 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단호하게 거절을 했네요. 영화는 작업할 기회가 제한적입니다. 사회적 비용 때문에 그렇겠죠. 나중에 후회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고, 아마도 그럴 것 같긴 한데, 그걸 알면서도 거절했으니 좀 씁쓸하긴 합니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영화 음향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상담을 하거나 녹음을 부탁드리거나 그런 일이 생길 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비싸지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ㅎ ㅎ

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ㅎㅎ 안녕하셔요.

제가 생각하는 추상의 의미와는 다른 내용이네요. ^^

무엇보다도 예술이 지닌 본질을 "사회화"라는 것은 완전히 다른 각도의 생각을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연주가 이루어지는 공간을 담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그 연주자의 "시간성" 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연주자는 그 공간에 있는 피아노. 그리고 건축의 음향. 관객의 반응 이러한 여러가지 부분에 따라서 민감하게 반응을 하여 흐르는 시간안에 음악을 (재)창조해내게 됩니다.

성당이나 홀에서 녹음된 피아노와 데드한 스튜디오에서의 녹음된 피아노의 소리가 같다는 것

그리고 마찬가지로 같은 스튜디오에서 여러 피아니스트가 녹음을 했는데 피아노 소리가 모두 같다면 그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녹음은 그 연주가 이루어진 곳에 대한 "장소성"이 소리에 담겨야 한다고 생각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저의 경우는 레이블을 하면서 단지 연주자가 원하는 것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연주자가 원하고 좋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단순히 연주자가 원하는 소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소리에 대한 관점을 연주자와 최대한 가깝게 일치시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잘 맞을때도 있고 서로 전혀 생각이 다를때도 있습니다.


말씀주신 디자인과 예술에 대한 차이에 대해서 혼란의 시기는 학생때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단지 디자인과 예술에서 보다 넓은 미학적 관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예술이라는 단어가 주는 일종의 추상성은 사람들에게 일종의 동경이 내재되어있습니다.

천칭이 늘 양쪽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디자인(기술)과 예술은 늘 서로 영향을 주며 한쪽으로 기울이며 움직입니다.

예술 - 아트. 아르스.

기술 - 테크네 

두 단어의 기원이 동일한 것은 우연이 아닐 것 입니다.

굳이 디자인과 예술을 나뉘어서 생각을 할 필요가 없고 내가 하는 일이 예술인가 아닌가를 고민할 시간에 나의 기술을 예술적인 수준으로 만드는 것에 더 집중을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레코딩엔지니어 혹은 "밸런스 엔지니어" 라 음반 크레딧에 넣는 것을 선호합니다.

말그대로 음악의 밸런스를 조정하는 기술자. 단지 다루는 것이 "예술" 의 한부분인 음악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기술은 예술을 담는 그릇 이라는 본질에 충실하며  그안에 더 배우고 알고자 하는 삶과 시간이 변함없이 즐겁습니다요

누구게님의 댓글

누구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디자이너로서 정말 훌륭한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다.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신 듯...

저도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여러 프로젝트에서 다양한 역할의 디자이너로 일해 오면서 대체로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최근에 그 이유를 되새겨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얻은 교훈이 있는데, 디자인 프로젝트가 성공적이려면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얼핏 모순 같죠? 그런데... 조건이 있는데요... 내가 원하는 것이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ㅎ ㅎ...

영자님이 말씀하셨던,

"저의 경우는 레이블을 하면서 단지 연주자가 원하는 것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연주자가 원하고 좋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이거 사실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클라이언트는 동기는 있지만 때로는 방향을 모를 때도 있고, 방향은 알지만 방법은 모르는 때도 많습니다. 다양하죠. 특정 방면의 전문적 디자이너니까 그걸 읽고 필요에 따른 방법과 가능성까지 제시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저를 얼핏 보기에 예민하고 만만치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의 결과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던 것은 제가 성실을 다하기 위해 만만치 않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태도를 견지했었기 때문입니다. 이건 자화자찬이 아니라 실패한 경우를 거울 삼고 성공한 경우를 잊지 않기 위한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술적 작업은 대단히 다른 것 같습니다. 우선 예술적 작업의 클라이언트는 자기자신입니다. 이거야말로, 절대로 속일 수 없는, 궁극의 성실성이 요구되는 작업인 것입니다. ㅎ ㅎ 여기 비하면 디자인 작업은 몸은 피곤하고 골머리를 썩일 지언정 속 편한 일일 수 있습니다. 저는 평생 제일 편했던 시절이 군대에 있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남의 의사로 살아가는 것처럼 편한 게 없겠죠... 모든 것이 유예되던 시절...

영자님 게시판에서 조금 아쉬운 것은 영자님께서 열심히 쓰신 내용들에 대한 반응이 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벌써 15년이 넘은 것 같은데요... 그런 점에서 gearslutz.com 이 또 부럽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게 어딥니까...

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예술적 작업의 클라이언트가 자기자신이라면

위에서 예술이 가진 본질적인 "사회화"의 동기라고 말씀주신것과는 어떻게 해석을 하면 될런지요?

예술이든 기술이든 디자이너이든 일정부분의 본인 작업의 클라이언트가 본인 자신이기도 합니다.

예술이라고 해서 꼭 자기 스스로를 위하여 만들어진다면 그것은 "아마추어 예술가" 혹은 "예술을 취미로 하는 사람" 에 가깝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둘의 본질은 같으면서도 상충되는 것이지요.

10년 전의 오디오가이 칼럼에 비해서 글을 보는 사람이 훨씬 더 적어지기는 하였지만 처음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지기 위해서 쓰인 글이 아니고

무엇인가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 들을 위하고 또 일부분은 저 스스로를 위하여 쓴것이라 저는 개념치 않습니다.

유명 블로거들처럼 청년세대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어들을 꼭 찝고 제목을 좀더 자극적으로 하면 사람들에게 더 많이 공유가 될수는 있겠습니다만

그냥 그때그때 생각들을 글을 통해서 머릿속에서 비워놓고 나면 머리가 시원해지기도 합니다.

늘 이런저런 잡생각들을 많이 하면서 보내기 때문에 또 다른 잡생각들을 할만한 빈공간이 생기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긴글보다는 학원추천이나 취업방법. 더 돈을 많이 받는 방법이나

플러그인들 사용법.  그럴듯하게 믹싱이나 마스터링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한 관심이 훨씬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최근에 회사에 새롭게 온 23살의 젊은 여학생이 있는데.  오디오가이에서 플러그인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에 무척 놀랐습니다.

지금은 음향을 조정하고 만든다는 것에는 플러그인이 빠질 수 없고. 마치 이것이 전부인것인지 알려져있고 가르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처음부터 플러그인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도록.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좋아하는 혹은 최종적으로 만들고 싶은 소리가 무엇인지를 처음 녹음단계에서 구체화 시켜놓고 녹음을 한다면

믹싱에서 플러그인의 이큐등을 주물거리느라 의자에 장시간 앉아있기 보다는 처음 녹음당시부터 몸을 더 움직여서 마이크위치나 세팅. 악기의 위치 등을 바꾸어보는 것

결국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알고 그를 통해서 자신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가는 과정.

본질과 시작에 충실한것을 좋아하기 때문이지요.

JOELEE님의 댓글

JOELE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진작에 다운받아서 들었지만 이제야 댓글을 남깁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좋은 레코딩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좋아서 지인들에게도 꼭  들어보라고 강요 아닌 강요를 했네요. 눈팅만 하다가 댓글을 남기게 할 만큼 좋았습니다.

나중에 꼭 저 피아노에서 녹음해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피아노의 터치가 굉장히 오묘합니다요 :D
다른 모든 악기들 처럼 피아노 역시 연주자의 터치와 음악적 성향에 영향을 받는 악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연주된 곡의 스타일과 연주자를 감안하더라도, 굉장히 부드러운 음색을 가진 피아노 같습니다. 이런 재즈 트리오에 굉장히 잘 어울리는 음색을 가진 악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밝고 단단한 스타인웨이 같은 피아노 음색도 좋습니다만, 멜랑꼴리 한 음색을 좋아하는 아티스트나 청자도 참 많지요.
여튼 그러한 피아노의 음색과 스테레오 이미지가 확실히 잘 느껴지는 좋은 레코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트리오간의 밸런스도 아주 좋게 들렸습니다. 다만 저의 메인 악기가 피아노다 보니 특별한 이 피아노 소리 위주로 리뷰를 남기게 되네요 ;;
앞으로도 좋은 소리 많이 들려주세요 :D

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역시 누구게님께서 글을 남겨주시니 다른 분의 반가운 댓글 반갑습니다.

지난 오디오가이 스튜디오에서는 스타인웨이 D 를 사용했었는데 뵈젠도르퍼는 말씀하신 특유의 멜랑꼴리 한 음색이 오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그만큼 잘못 녹음하면 피아노 소리의 어택이 너무 뭉게져셔 들리기도 해서 그래서 또 녹음. 그리고 피아노 녹음이라는 것이 늘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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